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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펜트하우스, 그들의 욕망은 어디까지인가?

책임과 정의, 양심은 뒤로 한 채 헤라팰리스의 상층만을 바라보며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이기성을 다루는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지난 128일 순간 최고 시청률 25%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시청률이 올라가듯 그들의 욕망의 끝은 있는 것인가?’ ‘탐욕과 욕망이 더해질수록 폭발하는 인간의 이기심의 종착점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펜트하우스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새삼 느끼게 만든다. 과거의 드라마 패턴이 선악 구도를 명확하게 나눴다면 펜트하우스는 모두가 악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김옥순 작가는 오늘날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일등이 되기 위해서 부모님 찬스는 기본이고, 온갖 편법과 불법을 저지르며 정상에 오른다. 가난했던 오윤희가 상류사회 입성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배임과 부동산 편법이었다. 가진 자는 부동산을 통해 손쉽게 계급 이동의 사다리를 밟고 100층짜리 헤라팰리스로 올라간다.

 

문제는 드라마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상류층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경하는 양가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영화 베테랑1,341만명을 넘길 수 있었던 이유도 상류층에 대한 적대감이라는 정서가 밑바탕이 있지만 동시에 수많은 신데렐라가 양산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내 삶이 그들보다는 낫다는 도덕적 우월성을 느끼면서도 그런 삶을 한 번쯤은 살아보기를 희망한다. 정작 욕망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보며 천박하다고 욕하면서도 채널은 고정되어 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성은 자신으로부터 차단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선과 악을 구분하듯 우리와 타자로 구분하여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바퀴벌레나 뱀과 같은 파충류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듯 말이다. 인간은 자신을 구별할 수 있는 집단을 선호하고, 그들은 진정한 인간과 저열한 인간 사이의 경계선을 예시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가 존재한 이래로 특정한 혐오의 속성들은 반복적이고 변함없이 특정한 집단과 결부되어 왔으며, 실제로 그들의 삶에 투영되었다. 드라마 속 헤라팰리스에 살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특권을 지닌 http://상류층 사람들은 하층 계급, 일반 사람들을 혐오의 대상, 타자로 구분하여 우월한 인간적 지위를 명백히 하려고 했다.

 

인간이 아닌 침팬지는 상대를 어떻게 도울지 연구를 실시했다. 우리는 한 침팬지가 방문을 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다른 침팬지가 지켜보도록 했다. 이 침팬지는 핀을 제거하면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이전에 봐서 알고 있다. 놀랍게도 지켜보던 침팬지는 핀을 제거하고 같은 집단의 동료가 방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왔다. 그리고 보상을 기대한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었다. 어떻게든 물질적 보상을 추구하는 인간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가 어떤 그림이나 예술품을 보고 알고 느끼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미켈란젤로 피에타 상의 작품에 취해 앞부분만 보고 뒷부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보여지는 앞면의 아름다움 외에 인간의 이기적 욕망에 의해 가려진 뒷부분 즉 원인과 동기도 봐야만 작품에 대한 진정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보며 앞부분에 보여지는 시청률과 재미는 일시적이지만 가려진 뒷부분인 우리 삶의 정의와 양심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 

본 칼럼은 <이코노믹리뷰>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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