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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외계인이 관찰한 대한민국

외계인이 대한민국의 축구장을 관찰한다. 22명의 선수들이 작은 축구공 하나를 90분 넘게 쫒아 다닌다. 더욱 황당한 건 관중석에 앉은 수많은 사람들이 축구공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보고 있다. 외계인은 이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처럼 우리는 하나의 공만 쫒아간다. 공은 우리의 일상이고 편견이고 고정관념이다. 내가 그 공을 쫒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한다. 남들만큼 해야 적어도 바보소리 듣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명품 브랜드들이 가장 전도유망한 시장으로 꼽은 곳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700만원을 웃도는 샤넬의 인기 핸드백은 없어서 못 팔고, 300만원 짜리 캐나다구스는 물량 부족으로 대기 명단을 만들 정도다. 아무리 비싸도 남이 사면 나도 산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명품 가방류 50개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에서 파는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평균 30% 가량 비싸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바가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명품 판매액은 약 12조원 정도로 세계 8위를 자랑한다. 남들이 하면 따라서하는 동조현상은 대한민국이 단연 최고다



19세기, 그림이라고 하면 자고로 실제와 똑같이 묘사한 것이라 생각했던 당대의 인식에서 충격적으로 등장한 인상파는 당시 실제 같은 그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냥 물감 범벅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일간지 미술담당 기자는 인상파들의 전시회를 두고 벽지로도 쓸 수 없다고 혹평할 정도였다.
 
우리가 선입견이라고 부르는 무의식적 심리편향인 확증편향은 동조현상과 더불어 일상의 영역에서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며 우리를 편협된 세상으로 인도한다. 문제는 열등감이 심하거나 피해의식이 깊은 사람들은 확증편향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논리에만 맞춰서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을 오해하거나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들을 적극적 관찰의 시각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다음의 볼보 자동차 광고를 관찰해보자


 


 

자동차가 앞뒤로 심하게 파손되어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광고는 타고난 드라이빙 성능, 다양한 기능, 품질 등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볼보 광고는 기존 광고 관행과는 달리 대형 사고를 당해 찌그러져버린 자동차를 보여주고 있다.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약한 차였나?’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우리는 이처럼 생각하며 모든 볼보를 설계합니다.”라는 헤드라인에 눈길을 돌린다. 헤드라인에 있는 이처럼은 사고 나는 순간을 가리키는 게 분명한데, 사고로 형편없이 찌그러져버린 자동차 그림과 헤드라인이 어울리며 안전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확증편향이란 특정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과잉된 일반화나 부정확하게 일반화된 신념이다. 볼보 광고를 보면 나약한 차라는 확증편향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반대의 내용인 헤드라인은 고객에게 의문을 제공한다. 즉 보여지는 정보와 지향하는 정보의 충돌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 인식을 전환하게 한다.
 
수동적 보기는 한 쪽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공급자 관점으로 확증편향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두 눈으로 세상을 봐야한다. 적극적 관찰로 세상을 보면 일상이 소설임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