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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칼럼] 해법은 '다시 기본으로'

한국경제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全)산업의 생산, 소매 판매, 설비투자, 수출 등이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까지 겹치면서 하락 추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요구하는 리더십 상(像)이 있다. 바로 ‘기본에 충실하자(go back to the basic)’이다. 그 이유는 고객이 안고 있는 복잡한 경영 과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에서부터 답을 도출할 수 있는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저 다른 사람의 해답을 쫓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과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술사학자이며, 1950년에 ‘서양미술사’를 저술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른스트 곰브리치도 맥킨지의 경영방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 “훌륭한 진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진주조개 속에 작은 핵이 필요하다. 모래알맹이라든가 작은 뼛조각을 둘러싸고 그 위에 진주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단한 핵이 없으면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한다. 만약 형태와 색채에 대한 미술가의 감각이 완벽한 작품 속에 결정되려면 그 역시 견고한 핵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핵이 바로 기본이 되는 것이다. 기본이 제대로 갖춰졌을 때 완벽한 작품이 되고 걸작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플랭클린 역시 기본에 충실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가난한 가정의 10번째 아들로 태어나 10살 때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성장했으나 정치, 외교, 출판, 과학, 인쇄, 교육 각 분야의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빗속에서 연을 띄우는 삶을 살게 한 그의 행동에는 13가지의 기본원칙이 있었다.

그는 원칙을 쪽지로 만들어 각 페이지 마다 구체적인 지침을 기록했다. 그가 사망한지 228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원칙을 알고 이를 충실히 실행한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의 기본 원칙을 알고 행하는 사람은 매력이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동기, 열정을 주고, 그의 삶을 개선해 나간다. 자신의 원칙을 확실하게 알고 있기에 그의 생각과 말과 글은 간결하다. 그리고 단호하고 확신에 차있다. 그러면서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있다.

 


 

스티브 잡스는 2006년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내놓는 첫 번째 해결책은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여기서 포기하지요. 하지만 계속 문제를 고민하여 양파 껍질을 벗기다보면 아주 원칙적인 해결책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은 원칙적이고 기본적인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 된다는 의미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통해 자신의 궁극적 가치를 애플의 DNA로 고취시킬 수 있었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골짜기를 헤매지 말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무슨 뜻일까? 누구든 정상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면 그렇게 찾고 헤매든 길이 한눈에 보인다. 즉,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다. 방향을 잃었을 때 북극성을 보듯이, 기본으로 돌아가면 길이 보인다. 20세기든 21세기든, 예술이든 비즈니스든 변하지 않는 성공원칙은 바로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글.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 경영평론가

본 칼럼은 <브릿지경제>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