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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매거진] MZ세대가 타는 버스, 메타버스에 올라라!

코로나19로 비대면 소통이 강화되면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메타버스 서비스인 로블록스(Roblox)의 조사에 따르면 20211분기 일일 활성 이용자(DAU) 수가 4,210명으로 집계되었고, 이들이 플랫폼에 머문 시간은 무려 98억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에서 친구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가상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Z세대는 유튜브보다 2.5배 많은 시간을 메타버스에서 보내고 있다. 가상·증강현실 기술의 발달로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면서 사회·경제적 활동이 게임을 넘어 음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 교육분야, 제품체험 등 전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케이팝의 아이콘인 그룹 BTS 역시, 20209월 노래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포트나이트에 최초 공개하며 쇼케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은행권은 메타버스가 고객 소통은 물론 20~30MZ세대를 공략하고 인터넷뱅킹을 대체할 새로운 가상 창구로까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메타버스 도입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우리나라 최초로 금융권 가상 영업점 ‘VR 웰스라운지를 오픈했다. VR 웰스라운지는 휴대폰 화면에 VRAR을 결합해 만들어진 가상 은행 영업점이다. KB국민은행은 보다 공격적으로 메타버스 도입에 나서는 분위기다. ‘게더타운플랫폼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금융·비즈니스센터, 재택센터, 놀이공원 등 모두 3개 공간으로 꾸며진 가상 영업점 ‘KB금융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에서 타고 만나는 ‘WOORI-MZ’라는 주제로 은행장이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세계에 하나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하여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고, 신입 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대형 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에서도 메타버스 활용은 대세가 되고 있다. DGB 대구은행은 대구 수성동 본점을 본뜬 가상공간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임직원의 디지털 경험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은행권이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이를 주로 활용하는 MZ세대와의 이해를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MZ세대를 대표하는 메타버스

흔히 MZ세대를 가리켜 다양성과 포용성으로 상징되는 세대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표출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로운 공간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현실 공간의 생활 자체만으로는 그 다양성과 포용성을 다 보여주기에 한계가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은 무한한데 반면 지구의 자원은 언제나 희소하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욕구가 강제로 억압되었고 쓸 수 있던 자원마저 활용하지 못하게 되버렸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이나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고 싶은 욕구,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 집에만 있으면서 생기는 불안감으로 인해 균형의 욕구가 위축되었고, 이로 인한 갈증이 폭발해 메타버스로 향한 이들의 이주 속도가 빨라졌다. 새로운 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비단 MZ세대뿐 아니라 사람들은 자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표출하기 위한 새로운 공간을 찾게 되면서 메타버스를 그 대표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MZ세대의 개별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부캐 열풍의 기반으로 작용한다. 유야호, 유산슬, 유두래곤, 유고스타 각기 다른 이름이지만 이 이름들은 모두 국민 MC 유재석의 부캐들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해내며 부캐 열풍을 일으켰다. 부캐릭터는 부캐라는 주 정체성과는 다른 또 다른 캐릭터를 말할 때 쓰는 단어다. 온라인이나 SNS를 통해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내는데 익숙한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나와 가장 닮은 부캐를 만들어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라는 다원성을 확장해나간다.

 

MZ세대와 소통방법

메타버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는 현실의 다양한 활동들이 그대로 유지되며, 사용자에게 충분한 사회적·공간적 실재감을 제공하는 환경이다. 이를 통해 나이,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익명인 상태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경계와 제약을 허물고 사람들의 이용 동기를 만족시키는 것이 핵심서비스다. 아울러, 다중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활동하는 가운데 자유로운 소통과 거래를 통한 경제적 가치도 창출한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에 가장 열광하고 있는 MZ세대와는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까? 메타버스의 공간은 단순히 게임 속 가상세계가 아닌 경험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MBC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딸의 모습을 구현해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역할로 메타버스의 순기능을 보여줬다.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의 만남은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을 뛰어넘어 공감과 감정까지 아우를 수 있는 세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최근 기업들 사이에는 MZ세대의 언어와 감성,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생명은 역멘토링제도를 도입하여 임원들에게 MZ세대의 문화와 감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KT는 이프랜드에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들이 본인만의 개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아바타 종류와 감정 표현 액션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MZ세대의 디지털 문해력을 높여 결과적으로 내부 소통과 미래 소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메타버스에서는 익명인 상태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경계와 제약을 허물고 다양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 이것이 메타버스의 장점이자 MZ세대의 소통법이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MZ세대의 목소리를 적극적 드러내고, 이들의 창의적 사고를 반영하기 위해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위원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삼성전자는 재미보드, 크리에이티브보드 등의 이름으로 MZ세대가 주축이 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롯데그룹은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주니어보드를 운영, MZ세대의 직원들을 선발해 현장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대표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다. LG계열사도 주니어보드(LG전자), 섀도우 커미트(LG에너지솔류션), 미래구상위원회(LG CNS) 등의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경영진에 의견을 전달하고, 이들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경영에 반영되기도 한다. Z세대의 43%가 선호하는 패션기업 아메리칸이글은 Z세대의 마음을 어필할 수 있도록 20192월부터 Z세대 9명으로 구성된 아엑미(AE×ME) 위원회를 만들어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MZ세대가 스스로 평가하고 참여하여 주인공이 될 기회를 제공하라. MZ세대는 이뤄놓은 세대가 아니라, ‘이뤄야 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무엇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가장 큰 세대다. 인류의 세대 중 MZ세대가 불안이 가장 강하니깐, 메타버스에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스스로 참여하고 독립적인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과정에 이들의 자기주도적 성향을 반영할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 경영평론가(ijeong13@naver.com)

본 칼럼은 <한국경제매거진>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