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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M]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4가지 성공전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승전에서 세계가 깜짝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육상 단거리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일본이 3760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 일본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 본다면 3위인 미국 선수들보다 뒤떨어졌다. 미국 팀은 모든 선수가 100m9초대에 달리는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일본 팀은 100m9초대에 달리는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일본 팀이 최강 미국 팀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는 바통터치에 있었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오버핸드 바통터치 대신 언더핸드 바통터치 기술을 연마했다. 손바닥을 대고 기다리는 오버핸드와 달리 바통을 놓칠 위험이 커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피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바통을 건네는 주자와 받는 주자가 호흡만 정확히 맞추면 전력 질주하면서 부드럽게 바통을 넘겨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년 동안 바통터치를 연습했다던 일본 팀의 선임인 이즈카 쇼타의 말은 일본이 바통터치에 쏟은 정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최고의 팀은 1분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준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지 다음의 네 가지 전략을 살펴보자,

 

Strategy1 : 팀 구성

오늘날의 경영환경은 400m 계주처럼 환경 변화가 작은 비즈니스가 아닌 연구개발, 제조, 유통 및 물류, 판매 및 마케팅, 인적자원 등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수시로 순서를 바꿔가며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맺는 축구경기와 같다. 계주가 영화 대부라면 축구는 영화 도둑들과 같다.

 

영화 대부에서 등장하는 마피아는 멤버의 탈퇴가 금지되어 있는 고정적인 팀이다. 모두가 동일한 검은 양복을 입고 보스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획일적인 팀이다. 반면 도둑들의 팀 리더인 김윤석(마카오 박)은 계획 수립과 지휘를 맡는 역할을 하고, 금고털이 역의 김혜수, 악당 뽀빠이 이정재, 줄타기 전문의 육체파 도둑 전지현, 와이어 컨트롤 담당 김수현 등 각자가 특기를 지닌 10명의 캐릭터가 있는 팀을 조합함으로써 팀 전체의 성과를 창출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은 해산한다. 그야말로 유동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경영환경의 시대에는 대부가 아니라 도둑들과 같은 팀이 필요하다.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인 AKB481,9546,000장을 뛰어넘으며 여성 그룹 최다 음반 판매를 기록했던 이유도 도둑들과 같이 다양한 캐릭터를 모집해 유동적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부 멤버가 탈퇴하면 팀 전체가 해체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AKB48졸업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새로움 멤버가 정기적으로 가입해 탈퇴 멤버의 자리를 채웠다. 끊임없이 순환이 이루어지는 팀 구조로 인해 평균 활동 3년을 훨씬 상회하는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활동을 유지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창의력이 발현될 때 강력한 혁신과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의 스콧 E. 페이지 교수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A그룹은 IQ 130이상, 한 분야의 박사 그룹으로 구성했고, B그룹은 IQ 130이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한 후 어떤 그룹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지를 실험했다. 실험결과 평균 IQ는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된 B그룹이 더 나은 성과를 얻었다. A그룹은 중복되는 정보로 사고가 제한되었지만 B그룹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다.

 

Strategy2 : 목표 인식

목표를 달성하는 팀이 좋은 팀일까?” 이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은 팀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날마다 똑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특별할 것 같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그런데 오늘 파란색을 담고 있는 물건을 몇 개 보았습니까?”라는 질문은 받은 날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 질문을 받으면 평소와는 달리 파란색 물건이 저절로 눈에 들어오고 의식적으로 반응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목표 인식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컬러 배스 효과(color bath effect)’라고 한다. 우주를 움직이게 한 것에 관심을 갖던 뉴턴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을 생각하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과 순금으로 만든 왕관에 은이 섞였다고 의심하는 왕의 명령을 검증해야 하는 아르키메데스는 문득 물 속에서 자기 몸의 부피만큼 물이 넘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모두 컬러 배스 효과와 관련이 있다.

 

인간은 어떤 목표를 인식하면 그 목표와 연관된 정보를 이전보다 더 잘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목표를 어떻게, 어떤 몰입도 수준으로 인식하는가는 팀원들이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내용을 전제로 삼는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팀이 좋은 팀일까?’는 반만 맞는 말이다. 그보다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팀이 좋은 팀이다라는 명제가 보다 바람직하다.

 

Strategy3 : 심리적 안정감

구글은 특별히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조사하기 위해 심리학자, 사회학자, 통계학자가 참여하여 37000명의 직원을 면밀히 분석했다. 분석결과 구글이 밝혀낸 압도적인 성과의 요인은 바로 심리적 안정감이었다.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란 팀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처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이다. 달리 해석하자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로이 제안하고 부당한 관행에 대해 막힘없이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성과가 좋은 팀의 제1 요소로 심리적 안정감을 꼽는 구글은 팀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실패한 팀에게 보너스를 주기도 한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실패까지도 솔직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심리적 매트릭스가 구축되어 있을 때 팀의 성과도 올라간다고 한다.

 

팀내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 기회를 고려해보자. 첫째, 실패를 공유할 기회를 마련하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무엇이든 도전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 팀원들이 실패를 공유하며 함께 배우고 성장해나가는 자리를 마련하고, 실패를 숨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

 

둘째, 팀원 스스로 무지하거나 무능하다고 느끼는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 어떤 질문을 했을 때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 “그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받으면 심리적 안정감이 크게 위축된다. 최악의 경우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핵심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이를 막고 싶다면 어설픈 질문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질문 자체가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맹목적 추종자나 예스맨이 팀내에 생존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반대의견을 말할 기회를 마련하고 남들과 다른 의견을 말해도 괜찮다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전 회장은 회사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드래프트 형태로 모든 직원들에게 공지하며 피드백을 달라고 한다. 아무리 토론은 좋아하는 미국사람들이라도 그냥 피드백해달라고 하면 잘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직원들은 한가지씩 반대의식을 내세요라고 공지한다. 직원들에 동시에 떨어지는 명령인 셈이다. 의견을 내지 않으면 오히려 찍히는 거다. 이렇게 반대의견들을 수렴해서 서로 상충되는 의견은 일단 폐기하고, 논리가 타당한 의견은 즉각 반영한다. 19세기 최고의 문명국가였던 중국을 영국이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중국은 황제 한 명의 명령에 좌우되어 그 창의성이 메말라버렸고 영국은 토론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거기에 창의성을 끌어냈기 때문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Strategy4 : 자기혁신

어렵게 완성된 개인의 핵심역량은 한번 완성되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즉 한번 개발되었다고 해서 핵심역량이 영구하지 않다는 얘기다. 자신의 핵심역량을 스스로 자기 잠식할 정도의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프로 콜퍼인 타이거 우즈도 자신의 핵심역량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20035차례 우승하고 이후 스윙 교정 작업에 들어간다. 그의 스윙은 더할 나위 없는데 왜 스윙 폼을 바꿨을까? 나이가 들어서일까? 지금의 폼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자기혁신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2021년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한 후 오른쪽 다리를 잃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에도 10개월 후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과 핀 옆에 적중하는 아이언 샷을 선보였다. 이후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 우즈와 함께 참여한 우즈의 자기혁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자기혁신은 팀과 조직에 더욱 필요하다. 거대 공룡기업인 IBM1990년대 초반 한 해 90억 달러의 손실까지 내며 위기에 몰렸으나, 핵심사업인 PC사업까지 매각하며 하드웨어 산업에서 솔루션 제공자인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혁신에 성공하였다. 애플 또한 아이폰이 선풍적 인기를 끌며 시장을 주도할 때 안주하지 않고 후속 제품인 아이패드를 만들었고 계속 2세대, 3세대, 제품을 만들며 시장을 지배했다. 손자는 흐르는 물은 고정된 형태가 없고 지형에 따라 계속 변한다.”고 하였다. 아무리 뛰어난 핵심역량을 가졌더라도 지속적인 자기혁신이 없다면 결국 고인물이 될 수 밖에 없다.

 

.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 경영평론가(ijeong13@naver.com) 

본 칼럼은 <한국표준협회미디어(KSAM) 품질경영>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