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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영화 '뮬란'과 공정

세대를 불문하고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즈니의 콘텐츠는 믿고보는 영화다. 하지만 지난 917일 국내에서 공식 개봉한 영화 뮬란은 오프닝 스코어 3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김빠진 콜라취급을 당하며 믿음에 금이 가고 말았다. 코로나19가 좋은 핑계거리가 되지만 사실 내막은 다르다.

 

 


영화 뮬란은 중국 남북조 시대에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북방 오랑캐와의 전쟁에 참여함으로써 여성이 충과 효를 지켜내는 진보적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중국을 배경으로 인종의 다양성까지 포용하고, 공정하지 않는 현실에 여성도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상적 세계관을 그렸다.

 

하지만 뮬란의 주연인 유역비가 홍콩 민주화와 관련 시위 사태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선언했고,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촬영해 비난을 받으면서 홍콩과 대만 등을 중심으로 보이콧운동이 진행됐다. 영화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지만 현실에서는 자신만의 이익을 옹호하는 발언에 주역이 되어야 할 뮬란이 암세포를 촉진하는 효소 뮬란이 되고 말았다.

 

영화와 현실은 다르지 않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는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들을 위해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리상응(表裏相應)이 아닌 표리일체(表裏一體)가 되어야 고객은 감동하며 영화관을 찾는다는 철학관이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간디에게 데려와서 제발 제 아들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고 말씀해 주세요라고 사정했다. 간디는 보름 뒤에 오라고 했다. 보름 뒤,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다시 간디를 찾아왔다. 간디는 소년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본 후 설탕을 먹지 마라, 얘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간디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 후, “왜 보름 전에 저희가 이곳에 왔을 때 설탕을 먹지 말라고 아들에게 말씀해 주시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간디는 보름 전에는 저도 설탕을 먹고 있었거든요.”라고 답했다. 사소한 일에서도 현실과 이상의 일관성을 대단히 중요히 생각했던 간디는 자신은 설탕을 먹으면서 소년에게는 먹지 말라고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일관성이란 사고방식과 행동 사이의 균형이다. 공인일수록 리더일수록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일관성이 없다면 어느 누가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을 믿고 따라 주겠는가. 한두 번은 속아서 따라 줄지 모르지만 신뢰가 떨어지면 영원히 일관성이 없는 사람의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을 뿐 아니라 따라 주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신뢰가 없는 우정은 있을 수 없고, 일관성없는 신뢰란 있을 수 없다.

 

영화 뮬란은 중국문화와 중국인이 중심인데 대화는 영어로 한다. 평작과 수작의 차이를 알고 절대 타협하지 않는 디즈니의 경영철학이 어디로 갔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

본 칼럼은 <브릿지경제>에 게재되었습니다.